오전에 한바탕 눈이 내렸습니다.

도시에 눈이 내리면

교통대란에 출근길 지옥....

시골에 눈이 내리면

따듯한 차한잔 앞에 놓고

창밖을 바라보며 끝 모를 상념에 잠기는

잠시의 여유...!

시골에 폭설이 내리면

하우스가 무너지고 양계장 지붕이 내려 않고...

도시보다 더 제설이 되지 않지만

그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두꺼운 구름이 몰려와

마치 무채색처럼 변한 세상으로

눈들은 쉼없이 내리 쏟아집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기는

참, 오랜만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눈이 무릎까지 쌓이도록 내리는 날이면

학교는 임시 휴교....

우리는 신나서 눈덮힌 보리밭으로

달려 나와 눈싸움을 하고

비료포대 썰매를 타면서 짧은 겨울 해를

원망하던 그런 시절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귀한 눈이 내려도

보리밭은 하얀 적막이 흐르고

간혹 불어 오는 바람에 쌓인 눈만 흩날리는 풍경입니다.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은

찻잎위에 하햔 눈이 쌓였습니다.

올 겨울은 가뭄 걱정 하나는 덜었나 봅니다.

산간 도로는 제설 차가 운행되지 않아

내일도 걸어 다녀야 겠습니다.

쨍한 추위 속에

카메라 들고 걷다 보면

시골에 있는 행복감이 밀려 옵니다.

그것도 지리산 아래 사는 즐거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