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어둠을 헤집고 산을 오른다.

가슴을 시원하게 때리는 물소리

거세게 흐르는 계곡을 건너서

아침이 밝아 오는 동엽령

그 백두대간의 능선에 선다.

흐르는 것은 바람과 안개

세상 모든 것이 흐름이어라

노란 원추리꽃

무심으로 흔들린다.

그리고 자욱한 안개...

때로

삶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헤매기도 하지만

세상살이의 정답은 없다.

이 길의 끝은 어디일까...?

길은 끝이 없다.

시작도 없다.

모든 길은 자신의 마음 속에...

부도(浮屠)...!

생(生)의 끝이자

또 다른 시작

세상 모든 것은

지(地).수(水).화(火).풍(風)의

흐름이어라

산사에서

스님의 사시 예불

법당에 들어가 조용히 삼배

오늘 난

무엇을 참회(懺悔)해야 하는가...?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류시화 시인의 詩에서>

계곡과 폭포는

얼마를 흘러야

그리운 바다에 안길까...?

세상 모든 것은

흐름이어라....!